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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선택적 고독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1. 출퇴근 시간이 아주 조금 유연하다.

출퇴근 시간이 있다. 하지만 출근 시간보다 약간 일찍 출근하여 일을 시작하고 퇴근하는 것을 허용한다.

적어도 팀원들로 가득한 또는 회사 직원들로 가득한 엘리베이터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층에서 근무하는 다른 회사의 회사원들로 인하여 만원 엘리베이터를 마주하기도 한다.

2. 회사를 안 나오는 것에 대한 오버타임 근무를 해야 한다.

회사를 안 나오는 것은 병가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공휴일에 근무한 것에 대한 보상일, 휴가 등을 모두 포함한다.

 

대충 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다른 프로젝트와의 차이점은 위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적기 위한 서론이 길었지만 내가 이번에 적고자 하는 것은 2번 오버타임 근무와 그로 인한 사색에 관한 것이다.

 

요 몇 주 사이에 이전 회사 지인들과의 만남이 몇 번 있었다.

그들과의 만남을 위해 출근 시간을 미루기도 하고(이러면 퇴근도 미뤄진다. 그러면 지하철 시간이 신경 쓰이게 된다), 병가를 쓰기도 하고(오버타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 업무를 위해서 기도 하지만 겸사겸사 그들과 휴무일을 맞추기 위해 특정 요일에 휴가를 신청하기도 했다(역시 오버타임을 해야 한다).

 

만남을 위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시간, 노력, 비용 외에도 오티의 부담과 그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쌓여서일까?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까? 문득 나만 애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남 후 늦은 출근은 늦게 출근했으므로 늦게 퇴근하는 거지만 평소보다 퇴근 시간이 늦어지니 피로함이 배가 되었고,

상대의 휴무일을 맞추기 위해 병가와 휴가를 사용한 건 내 선택였지만 과연 상대는 병가나 휴가를 사용하여 나의 휴무일을 맞추기는 어려운 거였을까? 란 생각과 함께 상대에게 못마땅한 마음이 들었다.

이 못마땅한 마음은 상대와 주고받은 대화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불편함도 곱씹어보게 했다(ㅎ ㅏ... 나란 사람 증정말!;;;). 

왠지 내 얘기만 많이 한 느낌, 나의 외모에 대한 관심과 평가 그리고 제안, 네가 길안내를 다 해줘서 난 너무 편하다란 말. 특히 길안내에 관한 표현은 칭찬이나 고마움에 대한 표현으로 느껴지기보단 내가 상대를 위해 자진해서 무료 가이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상대에게 너무 맞춰주고 있었나???' 자신에게 급 질문을 던지게 만든 말이었다.


아직 확실히 정한 건 아니지만 몇 주 후에 어쩌면 지인들과의 만남이 또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마음을 잘 돌보며 스스로를 잘 다독여야겠다.

 

새로운 일과 사람에 적응하느라 나에 대해 잠시 잊었던 거 같다.

나는 혼자여도 즐거운 사람이란 걸 말이다.

*나란 사람... 스트레스받는다고 사람을 만나 이런 얘기를 쏟아내기보단 내 블로그에 맘껏 적고, 부정적인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다잡는 사람인데 말이다. 

 

휴무일이 다가온다.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자!

선택적 고독과 고립이긴 하지만 나는 이것이 즐겁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