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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청고추를 먹다 눈물이 났다

밥이랑 청고추를 먹고 있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매운맛은 아니었는데 고추의 매운맛이 입안에 퍼질 때 눈물이 났다.
청양고추(Chili padi [칠리 파디] 고추는 청양고추만큼 맵습니다)도 아닌 아삭이 고추같이 생긴 고추가 매워야 얼마나 맵겠는가... 그런데 매워서 우는 거 이상으로 눈물이 주룩주룩 났다.

왜일까...?

 

내가 요즘 좀 힘이 드나보다.

- 말레이시아에 2024년 거주일 수가 182일이 넘는데 급여의 반가까이 떼이는 세금 등이며,

*말레이시아는 외국인에게 해당 연도를 기준으로 182일 거주 일수 이전과 이후에 따라 다른 세율을 적용하며, 세율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 이것에 관해 182일 이상 거주했음을 설명할 수 있는 출입국 일자와 여권상의 해당 일자 출입국 도장 페이지를 적은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소통이 안 되는 Payroll [페이롤] 팀이며,

- 무언가를, 누군가를 열렬히 1년 넘게 좋아하고 나름 열심히 했지만 새드 엔딩였고(아직도 슬프다), 

- 입사 전(구직이 아니다. 채용 확정 후 입사 전을 의미한다) 2개월 동안 회사 채용팀 및 비자팀의 일을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정의 내리기 어려운 그들의 행동에 열과 성의를 다해 응대를 한 덕분에 고갈난 체력은 아직도 고갈 상태이다.   

 

위의 이유들로 체력 고갈로 인한 무기력증이라고 정의 내렸던 나의 상태는 이제 우울증인지 만성 피로와 무기력인지 구분이 어렵다.   

 

그래서 밥 먹다가, 그것도 청고추를 씹다가 매운맛이 퍼질 때 이때다 하고 울었나 보다.

 

내 얘기지만 이렇게 쓰고 보니 좀 짠하다. 불쌍한 녀석 같으니라고.